돈 빌려 달라는 친구…

얼마 전에 점심을 먹는데 간만에 고등학교 동창한테서 전화가 왔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제주도에서 보냈지만 대학교 입학 이후로는 방학 이외에는 거의 집에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다니는 동안 꽤 친했지만 미안하게도 10년 가까이 되어가는 동안 몇 번 보기도 힘들었던 친구이다. 그런 친구한테서 갑작스럽게 전화가 걸려왔다.

악간 망설이는듯한 목소리… 역시 돈 빌려달라는 전화였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손에 쥐고 있는 돈에 여유가 없기 때문에 쉽게 빌려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이렇게 어렵게 전화를 하는 사람인 경우, 빌린 돈을 갚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부탁하는 친구를 생각하니 손에 쥐고 있는 돈이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에 짜증도 좀 났다.

일단 점심 먹고 보내주마고 말한 후,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가서 약속한 액수를 전해줬다. 분명 내가 보내는 그 돈만으로는 모자랄 것이다는 것도 예측하고 있다. 과연 얼마의 액수일지 걱정도 많이 되지만 물어보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고 하루 하루가 지나면서 과연 얼마나 큰 일인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연락처를 물어본다면서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가 대충의 사정을 듣게 되었다. 약간은 큰 돈이지만 우려했던만큼의 큰 액수는 아니어서 일단 안심했다.

당장 커보이는 돈일지 몰라도 이번처럼 시간이 지나면 그다지 크지 않은 액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친구들에게 부탁을 하게 되고 그게 소문이 난다면 사람들이 연락하기 꺼려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고 그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친구들이 떠나버리게 된다면 너무 늦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친구는 돈으로 살 수 없지만, 돈 때문에 친구를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

4 Responses to “돈 빌려 달라는 친구…”

  1. 저도 그런 일이 아주 오래 전에 있었는데 그 친구와 지금 소원하지요. 전 거절했고요. 빙빙 돌려서. 사실 잘 지낼 수도 있었는데… 그 당시 그 친구한테 돈을 빌려줬다면 계속 나에게 빌려달라고 할 것이라는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어차피 내가 입고, 먹고, 하며 의미없이 쓰게 될 돈, 어차피 갚을테고, 또 안 갚아도 될 돈인데 빌려줄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더라고요. 친구니까. 사랑하는 친구니까.

    친구분이 부럽네요. 희동님을 친구로 두어서. ^^

  2. she//아직은 돈보다는 친구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하지만 다시 전화가 온다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 같네요. 그 때는 또 어떻게 대해야할지 걱정도 좀 되구요…

  3. 좋은 일 했네. 내가 그 친구와 비슷한 입장에 처하는 일을 좀 많아서 그 마음 잘 알지… 그나저나 언제 이사왔어?

  4. 이사 온지는 며칠 됐어요.
    형 블로그도 종종 가긴 하는데 요즘은 블로그질 하고 돌아다니기가 좀 피곤해서 그냥 조용히 살고 있어요. 연말에 프로젝트 끝나고 기운 차리면 다시 활발하게 돌아다닐 생각입니다. 그동안은 말 그대로 잠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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