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K-1 경기, WGP 2008 요코하마

모든 것이 잘 될때가 있으면 안 될 때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경기는 근래 K-1 경기 중 최악이었다.

최악의 경기, 마이티 모와 마에다 케이지로

(이미지도 아깝다) 특히 지난 번 타라이 아웃을 통해 선발되었다는 “마에다 케이지로”와 “마이티 모”의 대결은 근래 본 메이저 대회 중 최악이었다. 경기의 흐름을 빨리 지속하기 위해 클린치(껴안기)도 심하게 제재하는 K-1에서 초짜 마에다는 시종 일관 도망치기 바빴고 마이티 모는 이를 쫒다가 지쳤다. 그리고 마에다가 이겼다.

아웃 파이팅이라는 전략도 존재하지만 그것도 정도 것이지 우리는 격투기를 보려는 것이지 달리기를 보려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특히, 원펀치로 통하는 마이티 모라는 강력한 흥행 카드는 듣보잡이 망쳐버린 것이다.

해설자 이야기처럼 마에다는 이기기 위한 경기만을 했다. 프로라면 인기와 흥행력도 고민해야 하는 데 마에다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자주 지는 선수들보다 더 싫은 선수들이 이런 재미없는 경기를 하는 선수들인데 그 중 최강이었다. 다시는 이종격투기 대회에 출전 안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바다 하리의 전성시대

바다 하리와 레이 세포그래도 이번 경기를 보고 후회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바다 하리”와 “레이 세포”의 경기이다. 무사시와 함께 이제는 은퇴를 고려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세포이지만, 하드 펀처로서의 강인함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했고, 초반의 돌진에서 부족함 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바다 하리의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일까? 단순히 전략의 승리라고 단정짓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어느 기자가 쓴 글에서 처럼 특유의 아웃 파이팅을 포기하고, 세포와 맞붙어서 화끈하게 침몰시켰기 때문이다. 묵직한 주먹과 엄청난 맷집으로 유명한 세포를 어쩌면 세포의 방식으로 무너뜨린 것이다.

어쩌면 악동의 이미지의 이면에는 천재가 숨어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올 한 해도 계속 바다 하리의 전성시대가 이어질 것 같다.

아저씨의 건재

무사시와 사와야시키 준이치그리고, 세포와 함께 은퇴설이 도는 무사시가 신데렐라 사와야시키 준이치를 꺾고 아저씨의 건재를 증명했다.

그동안 많은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무사시에 반해 짧은 거리에서 강력한 한 방으로 밴너까지 보냈던 사와야시키였기 때문에 신구 세대의 교체라고까지 생각되었던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무사시는 시종일관 사와야시키를 압박하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직 “일본 최강은 무사시”라는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젊음보다는 노련함이 우선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 놈의 올드 보이들의 시절은 언제까지 지속될런지…)

부적절한 판단1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잘못은 대전 상대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마에다의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엘베톤 테세이라”와 “후지모토 유스케”의 헛발질에 헛주먹 심한 경기를 비롯해 너무 상성이 안 맞는 “하리드 디 파우스트”와 “알렉산더 피추크노프”를 화끈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이들이 지루한 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극진(가라데) 과연 강한가?

에베르톤 테세이라와 후지모토 유스케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극진가라데 세계 챔피언 테세이라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첫 출전에서 K-1 최고의 전설 앤디 훅을 무너뜨렸던 필리오를 비롯 일본인들의 머릿속에 진하게 남아있는 극진가라데의 강함을 기대했기 때문에 테세이라를 영입해왔고, 언론에서는 메인 이벤트인 “세미 슐츠”와 “마크 헌트”의 경기 못지 않게 많은 기사들을 써냈었다.

그러나, 킥의 달인이라 일컬어지던 그의 발차기는 목표없이 허공을 갈랐고 링에 올라왔던 역대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엉성한 포즈를 보여주었다. (심지어 마에다 보다… -_-;)

극진의 강함을 등에 업고 싶었지만, 너무 준비되지 않은 선수를 내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게다가 힘은 있으나 포즈가 엉성하기로 유명한 붕붕 펀치 후지모토와 붙였으니 그 경기에서 메이저의 세련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젠 계륵도 아닌 세미 슐츠

솔직히 마에다 못지 않게 욕먹어야 할 사람은 바로 K-1 챔피언 세미 슐츠이다. 그는 정말 강하다. K-1 링에서는 극강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그리고 매 경기마다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매 경기 패턴이 동일하다. 마치 예전에 찍어 둔 필름을 되돌리는 것처럼 뻔한 경기 패턴에 관객들이 지친지 이미 오래이다. 그럼에도 적극적이지 못하고 이기기 위한 경기만을 행하는 세미 슐츠는 우승 상금을 위해 싸운다는 마크 헌트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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