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노지마 신지, 장미 없는 꽃집

스타는 있으나, 스토리는 없는 2007년 일본 드라마

갈릴레오작년 한 해동안 방영된 여러 일본 드라마 중에 딱히 맘에 드는 드라마는 별로 없었다. 모두가 인정하는 “화려한 일족”과 뒤늦게 본 “하게타카”정도 되겠다. Boxer님이 그렇게 칭찬하시던 “몹걸”도 생각보다는 좀 스토리가 빈약했다.

작년 한 해의 일본 드라마는 “갈릴레오”로 대변되는 화려한 캐스팅 및에 빈약한 스토리가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어느 해 보다 심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고, 2008년에는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지만, 딱히 신뢰할만한 드라마는 없어보였다.

다시 돌아온 노지마 신지

장미없는꽃집그러다 Boxer님의 글을 읽고, 카토리 싱고와 타케우치 유코가 나오는 “장미 없는 꽃집”을 2회까지 봤다. 역시 노지마 신지! 뭐랄까 예전 일본 드라마에 푸욱 빠져 살 때 봤던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주연 배우들은 믿을만한데 스토리가 괜찮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역시 기우에 불과했다.

카토리 싱고가 사랑하던 여인이 딸을 낳던 중 돌아가게 되고 그녀를 잊지 못한 채 딸과 둘이 살아가는 소박한 꽃집 아저씨 역할로 나온다. 그리고 그런 꽃집 아저씨를 (영문도 모른 채) 유혹하고 파멸시키는 여인으로 타케우치 유코가 등장한다.

본인 위주로 살아가던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조금씩 따뜻한 사람이 되어가고, 상사의 압력에 의해 그런 남자를 파멸시키기 위해 시력장애인으로 가장한채 다가가는 여인, 그리고 그녀를 돕기 위해 투입되어 그 남자와 함께 사는 탐정사무소 직원… 다소 얽혀있는 인물 관계 속에서 다양한 반전이 예상되고 그 중심에는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이 그려지는 그런 사랑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이것은 마치 예전 노지마 신지가 최고의 인기를 얻었을 때의 느낌이라고 한다.

90년대식 사랑 이야기

장미없는꽃집1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한 가지씩 아픔을 안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은 주인공, 자기를 낳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딸, 자신에게 짐이 되지만 뒤돌아서지 못하는 여주인공 등… 이렇게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에게 사랑을 배풀고 받아가면서 행복해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미자 신지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식상해진 소재도 다시 빛을 발하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이미 식상해진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집착”, “빗속의 두 연인”… 딱히 새로울 것이 없지만 시청자들의 감성을 뒤흔든다.

이렇게 서로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90년대부터 익숙해져있는 여러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해서 노지마 신지 그만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90년대식 사랑이야기니, 원점으로의 복귀니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빛을 발하는 남녀 주인공

장미없는꽃집2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에는 주인공 카토리 싱고가 있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여주인공 타케우치 유코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 남자를 파멸시키기 위해 투입된 여자라는 90년식의 이미 식상한 역할을 맡았고, 단순히 파멸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역할이 아니라 너무나 상냥한 주인공 사이에서 고민하고 너무나 싫어하지만 버리지 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하는 그녀의 역할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심정적으로 불안하고 복잡하다.

어설픈 배우라면 애매 모호하게 처리되어 간만에 큰 태풍이 될 수 있는 이 드라마를 소멸시켜버릴지 모른다. 하지만, 간만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타케우치 유코는 정말 대단했다. 시각장애인 행세할 떄의 시선 처리하며 중간 중간 본 모습으로 주인공을 바라보는 눈빛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흔들리는 심정까지 세밀하게 표현하는 그녀는 역시 한물간 스타가 아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서 처음 보는 카토리 싱고. 항상 스마스마에서 귀엽고 센스있는 막내 이미지만 보아왔던 차라 드라마에서 과연 그의 밝은 이미지를 지우고 그림자가 드리워진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우려했는데, 역시 우려를 깨고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다.

반전이 기대되는 드라마

드라마를 보면서 기대를 하게 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번 이야기는 “반전”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같이 살게된 탐정사무소 직원과 이웃 할머니는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조커의 능력을 지닌 캐릭터이며, 계속 사랑과 현실 속에 갈등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스토리가 끝날 때까지 여려 번의 반전이 가능한 구성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가 된다. 마치 두 장의 조커가 숨겨친 트럼프로 포커를 치는 것처럼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물론 역량이 부족한 작가라면  더욱 불안해지겠지만, 90년대를 휩쓸었던 노지마 신지라면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2 Responses to “다시 돌아온 노지마 신지, 장미 없는 꽃집”

  1. 잘 읽었습니다.
    다케우치 유코의 팬으로써, 복귀작인 이 드라마에 끌려 구글에서 검색하여 이 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네이버를 사용했는데, 그랬다면 이렇게 좋은 글을 접하지 못했을 겁니다. 구글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유코 결혼이후, 그녀의 출연작은 더 이상 보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예전 작품인 ‘프라이드’를 다시 보고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검색하다보니, 이렇게 복귀작이 있었네요. 다시 만날 그녀를 생각하니 가슴이 뜁니다. 위 글처럼 좋은 평이 있어 더욱 기대가 됩니다.

    그녀를 보려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

  2. [...] 지난 번에도 얘기 했지만, 간만에 몰입할 수 있는 일본 드라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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