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Affliction Banned 1
오늘 오전에 의류업체 Affliction이 펼치는 종합격투기 대회 Banned의 첫 대회가 캘리포니아에서 열렸다.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것 하나 때문일 것이다. 효도르가 출전한다!
왕의 귀환
원래는 UFC 전(?) 챔피언 랜디 커투어와의 대결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경기이지만 랜디 커투어가 UFC와의 계약 관계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고, Affliction은 대신 또다른 UFC 전 챔피언 팀 실비아를 데려왔다. 팀 실비아가 비록 노게이라에게 서브미션 패를 했지만 노게이라 또한 장신의 파이터인 실비아를 잡는데 고생을 했고, 전설이라는 랜디 커투어 또한 그를 KO 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많았다. 그리고 최근 효도르가 싸워온 상대가 크로캅 이후 전반적으로 레벨이 낮았기 때문에 효도르의 팬들 입장에서도 큰 기대를 건 경기였다.
결과는 기대대로? 혹은 기대 이하로 펼쳐졌다. 효도르가 일방적으로 두들겨 팬 끝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1라운드 1분 30초 안에 경기가 끝나버렸다. 일단 강력한 카운터 한 방을 갖고 있는 실비아가 단 한 번도 제대로된 펀치를 치지 못한데다가 길로틴과 함께 요즘은 왠만한 레벨 차이가 아니면 안 걸린다는 초크로 져버렸기 때문이다. 타격과 서브미션 모두 압도를 당했다는 뜻이다.
이로써 현저한 레벨 차이를 보여주며 “왕의 모습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며 오랜 공백기를 탈출하였고, 그동안 떠돌던 과대평가설을 일축 시켰다. 또한 미국 내에서는 소문만 무성하던 재야의 강자가 아닌 TV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황제의 모습을 굳건히 했다. 그와 함께 (벌써부터?) 마지막 남은 도전자는 랜디 커투어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본 시장을 뛰어넘어 북미 사장에 성공적인 진입을 했다.
이제 헤비급은 Affliction이다.
그동안 UFC가 갖고 있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타 체급에 비해 빈약한 헤비급 선수층이다. 진흙탕 같다는 미들급을 비롯 라이트 헤비급과 웰터급 또한 얼마든지 대결 구도를 쉽게 만들 수 있을만큼 탄탄한 선수층을 가지고 있었으나 헤비급은 그와 같지 못했으며 그나마 구 Pride의 선수들을 불러오긴 했지만 여전히 매치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간판 랜디 커투어도 나가겠다고 법정에서 싸우고 있지 인기없다고 쫒아낸 팀 실비아는 효도르를 띄워주는데 UFC의 이름을 팔아먹었지… 지루하다고 쫒아낸 또 한 명 알롭스키는 예전의 날카로움을 되찾아 불꽃 펀치로 승리했지… 이번 경기를 통해 UFC의 데이나 화이트 사장은 자신이 버린 것들에 대해 큰 후회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첫 대회가 중요한데, Banned의 초반 경기들은 그저 그랬지만 후반에 출전한 헤비급 선수들의 경기는 요즘 헤비급에서 쉽게 보기 힘든 화끈한 KO들이 펼쳐졌다. 오버하자면, 1년에 몇 번 안 펼쳐지는 UFC 헤비급 타이틀전을 하루동안 4경기를 한 것이고, 전부 화끈한 KO 경기였기 때문에 타 체급이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다음 경기를 여는데 큰 지장은 없어보인다. 일단 (Banned의 후원자) 도날드 트럼프의 눈에 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심어주었을 것이다. 안 그래도 Pride 소멸 이후 볼만한 헤비급 경기가 없기 때문에 팬들의 눈은 자연스레 Banned로 갈 것임에 틀림이 없다.
사족
경기를 보면서 너무 “헤비급 선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헤비급 경기들은 정말 언제 저 선수들이 한 군데 모일까 싶을 정도로 명성있는 파이터들이었지만, 그외 체급은 좀 급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오프인 이벤트나 다크 매치정도? –_-; 단순히 UFC에게 부족한 헤비급이라는 니치 마켓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타 체급도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당장 IFL이나 EXC부터 넘어서야 UFC와 맞붙을 수 있지 않을까?
또 의외로 UFC의 재활용 테이블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충분한 선수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을 테지만 UFC에서 쫒겨난 파이터들만 여럿이다. 조쉬 바넷(약물 파동), 팀 실비아(지루한 경기), 알롭스키(경기력 저하)가 있고, 또한 효도르의 다음 상대로 지목되는 UFC 챔피온 출신 랜디 커투어, 그리고 페드로 히조까지 의외로 많은 이들이 UFC 출신이다. 데이나 화이트 사장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UFC가 Affliction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ㅋㅋ
그리고, 경기 화면과 해설에 대해서는 실망스러웠다. UFC나 Pride와 같이 근거리 카메라에 익숙해져 있다가 원거리에서 바라보는 경기는 긴장감을 크게 떨어뜨린다. 너무나 원거리에서 카메라를 잡기 때문에 상당히 답답했다. 그리고, 소심한 해설자와 유명한 선수들 이름을 계속 헷깔리는 아나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종격투기가 역사가 짧으니 사람 구하기 쉽지 않았다고 쳐도, 마치 야구나 축구 해설하던 이가 대본 보고 잘 모르는 선수들과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느낌은 경기 내내 오히려 불편했다.썰렁한 농담을 하는 최상용 캐스터가 더 나을 듯… –_-; 개인적으로 해설을 이동기씨가 맡아주었으면 더 좋겠는데 전공 분야가 아닐라나?









예 캐스터와 해설자가 상대적으로 실력도 떨어지고 재미있는 진행도 못하더군요…ㅡ,.ㅡ
특히 캐스터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느껴지더군요…
마치 축구 해설하듯 골 잡은 사람이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해설하는 것을 들으면서 처음보는 이들은 얼마나 혼동스러울까 생각했습니다.
SBS Sports도 드디어 이종격투기 시장에 뛰어들게 되어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을텐데 해설자와 캐스터가 찬물을 붓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