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인 이사카 코타로의 신작, “골든 슬럼버”가 출판되었다.
그의 작품 “사신 치바” 중 “사신의 정도”를 통해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탔던 만큼 특정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탁월하다고 평가밨는다. 이번 “골든 슬럼버”를 통해 2008년 일본서점대상과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탔다고 하니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이한 시간 전개
이 책은 총리 암살범으로 몰려 쫒겨 다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 책의 차례를 보면 다소 특이하다. 한 줄로 표시된 시간을 “사건의 시작”과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건의 시청자”, 그리고 사건이 아닌 “사건 후 30년”이 이어진다. 그 뒤로 “사건’”과 사건 “3개월 후”로 정리된다.
어떤 일이 있었고 그 일이 지난 20년 후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사람들이 갖는 음모론에 대한 관심과 의문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마치 현재 JFK 암살 사건에 대해 음모론이 아닌가 의심하는 현대인들의 상태와 동일히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관심을 가지듯 실제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뒤에서 이야기한다.
마치 JFK 암살범 오스왈드가 된 것처럼
이 이야기는 J.F.케니디의 암살범으로 알려진 오스왈드가 실은 진범이 아니고 거대 권력에 희생된 희생양이라는 음모론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그래서 평범한 택배 회사 직원인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도 모른 채 고민하며 쫒겨다닌다. 자신이 믿어왔던 이들이 자신을 실망 시키기도 하고, 자신을 믿어주던 이들이 희생되기도 하는 어려움 속에서 인간이 지니는 가장 큰 힘은 “신뢰”라는 것을 떠올리며 이 사건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또는 폴 마카트니처럼
추적자들에게 쫒기는 이야기가 여럿 있고, 많은 영화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사카 코타로만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다. 무엇인가에 쫗기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대부분의 영화와 소설은 긴장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하면서 극중 인물의 감정을 전달한다. 하지만, 골든 슬럼버에서는 이러한 당연한 것들 외에, 무심코 지나쳤던 옛 추억들에 대한 아쉬움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해체된 비틀즈를 다시 모으기 위해 노력했던 폴 매카트니의 이야기와 이 책의 제목과 동일한 제목을 가진 Golden Slumber라는 곡이 만들어진 이력을 소개한다. 비틀즈가 헤채된 후 폴 매카트니는 팀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고 모두가 떠난 후 예전에 녹음했던 부분들을 모아서 메들리 곡인 “골든 슬럼버”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현재 헤어져 있는 이들과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현재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이사카 코타로의 가장 오락적인 소설
그동안 보여준 차분한 분위기를 벗어나 대놓고 오락적인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의 장점 중 하나인 복선과 각 이야기 간 연관성이 그의 책 중 가장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지난 번 “마왕”과 “사막”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느슨한 템포를 벗어버리고 적당한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아주 평범한 한 남자가 정교하게 짜여진 시나리오 속에서 일본 총리의 암살범으로 지목된다… 또는 힘없는 평범한 시민이 국가 권력에 대항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써먹을만큼 써먹어서 진부한 소재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용되는 이유는 그 만큼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진부한 소재를 가지고 작가협회상을 받았다면 그 만큼 특색있고 재미있는 책이라고 인정받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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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3rd, 2008 at 8시51분
영화 보셨어요? ㅎㅎ
재밌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