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형, 착한 어린이 되기가 참 힘들구나…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새로운 일을 하고 싶고 기존에 떠안고 있는 일들에 대한 부담도 있고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이 합쳐져서 이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어제 팀장님과 대화를 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기다리면서 팀장님이 말한 “좋은 형”이 되기 위해 노력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솔직히 사람들한테 다가가는 일은 쉽게 하지만,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일은 많이 부담스러워 하고 서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 그래서 좋은 형이 되기 힘든 것인지 아니면 챙겨주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니면 양 쪽 다 해당하는 것인지 몰라도 동생들을 대한다는 일은 많이 부담스럽다.

일이 꼬일라니까 시작이 그랬는지 아침에 늦잠을 자버렸다. -_-; 뭐 어쩔수 있나… 그냥 오전 반차를 썼다. 그리고 하기로 했던 일들을 처리하면서 MSN과 NateOn의 아이디를 “좋은 형, 착한 어린이”로 바꿨다. 패치를 하면서 중간에 발생한 여러 버그들을 보면서 울컥 했지만 그래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좋은 형으로써 지적을 헤줬다. 스스로 돌이켜 바도 그다지 바람직한 태도로 임한 것은 아니지만 뭐 슬슬 나아지려니 생각하고 있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 팀장님이 메신저로 보낸 질문에 답을 해달라고 하셨다. 직접 질문 하시지는 않고 물으시길래 로그를 찾아봤는데 로그에도 없었다. 그래서 안 왔다고 대답하면서 무슨 질문이냐고 되물었다. 그 때부터 표정이 안 좋다는 것을 느꼈다.

메신저 아이디가 무슨 의미냐고 물으셨다. 도대체 좋은 형, 착한 어린이가 무슨 의미냐고 물으셨다. 팀장님이 흥분하신 것을 느끼면서 뭔가 꼬였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어제의 대화에 대해 내가 비아냥 거리는 것으로 이해를 하시고 계셨다.

하고자 하는 것은 꼭 해야하고, 한 번 박힌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는 성격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몇 번 “그게 아니다”라는 얘기를 한 후에는 쉽게 믿어주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다고 뭔가 딱히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딱히 설득할만한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메시지로 물어봤는데, 내가 비아냥 거리면서 무시했다고 생각하시고 화를 내시고 계신 것이었다. 그렇게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그렇게 그렇게 흘러갔고, 망설이다가 지금 처리를 안 하면 추석 때 서로 기분이 안 좋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뭐 앞의 내용은 똑같았는데,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원하는대로 하라고… 즉 , 이직을 하라는 이야기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직을 하고 싶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래도 4년 가까이 같이 일해왔고 서로 아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으로 나가길 원해서 힘들었던 근래에도 열심히 일을 해왔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암담했다.

얼마 전에는 나가겠다고 해서 팀장님이 잡으셨는데, 이번에 내가 (이런 모습으로는) 안 나가겠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래도 원하던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말 나가길 원하냐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솔직히 이번 일은 잘해보자는 의미였는데 이렇게 고깝게 들렸다는 사실은 나를 어이없을 정도로 힘들게 하고 이번 일이 지나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조만간 이보다 더한 일들이 일어날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힘들었어도 끝을 내려고 그렇게 노력한 차기 버전 개발에 대해 꼭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듣고는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이런 모습이될 것을 좀 더 빨리 알았다면 2년 전에 일치감치 떠났을텐데, 그토록 좋은 모습에 연연해서 이렇게 지난 날을 후회하게 만드는구나…

그렇다고 팀장님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커올 수 있었던 것은 성주랑 팀장님 덕분이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고 이직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가급적이면 자존심 안 상하도록 노력했는데… 과연 어디서부터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엄청나게 시끄러운 사람이 나가게 된다면 티가 안 날수 없는 법. 팀장님한테도 피해가 안 갈수는 없겠지만 어떻게 하면 덜 갈까 내가 어떻게 처신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성주한테 전화를 해볼까도 했지만 추석도 다가오는데 나 떄문에 너무 신경 쓰일 것 같아서 못했다. 상하형한테는 전화 걸었다가 너무 섣부르게 행동하는 것 같아서 바로 끊어버렸다.

형들한테 전화나 해봐야겠다. 근데 종홍이는 어떻게 하지? -_-;

6 Responses to “좋은 형, 착한 어린이 되기가 참 힘들구나…”

  1. 크와앗~~요즘 단체관람이 대세 인가봐요~ 저도 얼마전에 브리짓일기를 보러가니 수능이 끝난 여드름이 덕지덕지 붙은 남학생들이 우글 우글 들어가더군요~ㅎㅎ표끊을때 꼭 물어보죠 “쟤네들 어떤영화 끊었어요?”ㅋㅋㅋ

  2. 깡패화가 // 너무 슬펐단 말이조. 나름대로 마의 벽을 깨고 들어간건데…흑흑

  3. 오오..인크래더블..열라 재밋..ㅠㅠ)b

  4. 그래서 더 가슴아파요 ㅠ_ㅠ

  5. 작년 이맘때쯤이었죠. 그 때 반지의 제왕 3편이 막 개봉해서 후배놈이랑 CGV 강변에 조조를 보러 갔다가 그냥 돌아온 적이 있어요. 7시 45분이 첫 상영이라 7시 남짓해서 도착하면 볼 수 있을 줄 알고 갔지만 첫 상영 조조가 이미 현장판매로 매진이라고 그러더군요… 분한 맘을 참고 다음 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결국 조조를 봤던 그런 기억이 있네요… ^^

  6. 에구.. 이직 이야기를 너무 길게 끌고 간게 문제야 이직이란건 극비로 진행 하다 할때는 딱 이야기 하고 나가야 되는데 한다 한다 너무 오래 끌어 버린거 같어..
    (그리고 대부분 상사들은 부하직원이 이직을 하려고 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데..)

    추석 지나고 한잔 합세~~

  7. 이직문제로 상사와 문제가 있으신가보네요…
    아무쪼록 사람관계도 이직 문제도 잘 해결 되시길 바랍니다.
    힘들어도 추석은 즐겁게 보내세요.
    즐겁고 풍성한 추석 되시길 바랍니다. ^^v

  8. 안녕하세요. nmind라고 합니다. 우연히(?) 이곳에 들리게 되었는데 참 멋진 블로그 운영하고 계시는군요!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오해가 있었나 보군요. 아무쪼록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가 되시길 바랍니다.

  9. 이번 가을은 이래저래 많이 힘이 드네요. 그래도 잘 처리해야조 ㅎㅎ
    두 분 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럼 즐거운 추석되세요~

  10. 아..오전에 코멘트를 남겼는데 스팸으로 처리되었나 봅니다..;; 우연찮게(?) 들렸는데 멋진 블로그 운영하고 계시는군요!

    회사에서 무슨일 있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오해가 있으셨나 보군요…아무쪼록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추석연휴가 되시길 바랍니다.

  11. 이런, 스펨 처리되었나봅니다. 죄송합니다. ^^;
    걱정해주신 덕분에 추석은 잘 보내고 왔습니다.
    얼마나 잘 보냈는지 조만간 포스팅으로 이야기를 대신 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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