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걸려온 친구의 전화
좀 전 밤늦은 시간에 지난 번에 돈을 빌려줬던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또 돈을 빌려달라고 그럴까봐 걱정하면서 부담감을 가지고 전화를 받았다.
이 놈이 술을 먹고 전화를 하는 건지 아니면 감정이 격해져서 전화를 한 것인지는 몰라도, 내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늦은 시간이지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남자들은 왠만하면 "고맙다"라는 표현을 잘 안쓴다. 그저 가볍게 내뱉는 말은 종종 들을 수 있겠지만, 친구에게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닭살처럼 느끼기도 하고 친구라면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서로 믿기 때문에 쉽게 내뱉지 않는 말인데 무슨 일인가 궁금해졌다.
내용을 들어보니, 오늘 아버지께 그간의 사정을 말씀드렸단다. 물론 그 얘기를 들으시면 실망하실 것이란 걸 알지만 더 이상 혼자 떠안고 갔다가는 문제가 더 커질 것이란 것을 알고 나름대로 용기를 내서 말씀을 드린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부모님과 긴 얘기를 나눴을 것이다. 그리고 난 후에 내가 떠올랐는지 10시가 넘은 시간에 전화를 한 것이었다.
내가 해준게 뭐 있다고… 그래도 친구가 좋은 모양이다. 같은 말이라도 친구가 해주는 얘기에 힘을 얻고 같은 말이라도 더 기억에 남는 것 그래서 10여년 동안 연락을 안해도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는 것인가? 가끔 전화할께… -_-;
감정이 격해서인지 그동안 힘들었던 얘기와 함께 자신이 잘못한 것들 그리고 정신 차리고 살겠다는 등등의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본인의 기분을 이해하지만 길게 듣지는 않았다. 다소 매정해 보일지는 몰라도 내 입장에서는 친구니까 도와준거고 친구가 스스로를 격하하는 듯한 모습은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편으로 전화를 부담스러워 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 놈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스스로 친구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한편으로 부담스러워 하다니… 야! 미안~
그다지 밝은 얘기는 아니지만 이런 일로 인해 친구란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헀다. 그리고 그 놈이 다시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Feb 8th, 2006 at 2시49분
[...] 그 놈에게서 전화가 왔다. [...]